콤부차 1편
1부: 자기소개와 정체성
[톨]
녹음 시작해볼게요. 나중에 편집본 보시고 내용 자체를 인터뷰이가 안 올리고 싶으면 안 올리는거니까, 일단은 편하게 얘기하셔도 될 것 같아요.
[콤부차]
네 알겠습니다.
[톨]
그럼 간단하게, 인터뷰 맨날 들어가는거 있잖아요. 나이, 닉네임 포함한 자기소개.
[콤부차]
저는 이 앞에 있는 [콤부차]로 할게요.([톨]이 콤부차 마시고 있었음)
[톨]
ㅋㅋㅋㅋ 사람들이 다 앞에 있는 걸로 하더라고요.
[콤부차]
이게 너무 지어내는 것 같으면 좀 그렇고, 뭐 하지 하다가 마침 앞에 있네요. 그리고 저는 30대고, 지금 자영업자 하고 있고요. 그리고 8년째 연애하고 있습니다.
[톨]
8년째 연애하고 계신! 그쵸 중요한 사실이죠. 그럼 이것도 공통 질문 중 하나인데, 헤테로1~게이10 이면 어디쯤 본인이 있는지?
[콤부차]
저는 한 100쯤 되는 것 같습니다.
[톨]
ㅋㅋㅋㅋㅋ저랑 비슷하시네요. 그럼 언제 처음 게이라는 사실을 아셨어요?
[콤부차]
어렴풋이 초등학교 때부터는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톨]
그러니까 다시 되돌이켜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난 남자가 좋다. 앞으로 남자랑 만나야지 막 이렇게까지 확신하신거에요?
[콤부차]
그건 오히려 대학교 들어가서였어요. 대학교에서 제가 당시에 인터넷 커뮤니티를 엄청 많이 했는데, 당시에 오프라인 모임을 하는게 트렌드였단 말이죠. 거기서 만난 형이 한 분 계셨는데, 그분이 좀 들이대는게 나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그분이 제 첫 애인이자, 첫 이쪽 인맥입니다.
[톨]
오… 그럼 그 때가 몇 살인거였어요?
[콤부차]
스무 살? 스물한 살? 이 때인것 같아요.
[톨]
그럼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예 이쪽 사람을 만나본 적은 없었어요?
[콤부차]
만난 적은 없었어요. 여자친구도 있었고. 사실 그 때까지는 포르노같은 것도 일반 꺼 게이 꺼 두 개 다 보고.
[톨]
두 개 다 보셨어요? ㅋㅋ 그런데 지금 스스로 게이 100이라고 하신거에요?
[콤부차]
ㅋㅋㅋ이제는 안 돼요.
[톨]
민감한 질문일 수 있는데, 그럼 그 때 여자친구랑도 뭔가 그런 섹슈얼한…?
[콤부차]
하긴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마음에 나도 드디어 이런걸?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같기는 한데.
[톨]
진짜 딱 물리적인 자극 그정도로? 그렇구나.. 그럼 지금까지 여태까지 사시면서 그 100의 게이라는 정체성이 인생의 선택에 영향이 있었어요? 지금 자영업으로 하시는 것도 그렇고, 아니면 주거지를 정하는 부분이라든가?
[콤부차]
오 있었죠. 제가 선택을 할 때, 마음이 갈대 같아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많이 하는 편인데, 그게 오히려 게이로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인 것 같아요.
[톨]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뭔가 제도적으로 딱 정해놓은 부분이 아니기때문에…?
[콤부차]
그리고 사실 제가 IT회사를 다녔었는데, 경력이 총합으로 따지면 8~9년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서 자영업으로 바꿀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좀 내가 미래에 책임질 것이 없다는 부분도 있었으니까요.
[톨]
가족이나 자식을 부양해야한다거나 그런..
[콤부차]
그쵸. 그래서 저희 어머니 생활비 드리고, 애인이랑 맛있는거 먹고, 재밌게 놀 수 있고 할 정도만 벌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영업으로 좀 쉽게 넘어간 것 같습니다.
[톨]
그럼 이것도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안물어보진않음) IT회사에 다니실 때보다 자영업하시고 나서는 소득은 변동이 어떻게 되셨어요?
[콤부차]
소득 자체는 좀 줄었어요.
[톨]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자영업으로 옮기신거에요?
[콤부차]
일단 제가 하고싶은게 좀 많았어요.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 중에 하나였고, 제가 환상을 가졌던 IT업계에서 몇 년 일하고 나니까, 그 환상이 별거 아니었구나 라는 현타가 좀 와서 그랬던 것 같아요.
[톨]
그럼 지금 일하고 계신 자영업은 좋아하시는 분야인 거네요?
[콤부차]
그랬었죠.
[톨]
잠깐만요 ㅋㅋㅋ 그랬었다니 왜 과거형이죠?
[콤부차]
이게 취미가 일이 되니까 확 재미가 없어지더라고요. 속된 말로 좀 미친 것 같긴 한데, 이렇게 하고싶은 것도 많고, 싫증도 잘 내고, 약간 그런 스타일입니다.
[톨]
그렇구나..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다시 IT회사로 되돌아가고싶다 그런 생각은 딱히 안하시는 거죠?
[콤부차]
하고는 있어요. 그러니까, 가끔 IT업계 프리랜서로 일도 하고, 다시 혹시 돌아갈 수 있게끔 대비는 하고 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안 되면 돌아갈 수 있게 준비는 좀 해두고 있습니다.
[톨]
그러네요. 그럼 지금 하고싶은 일을 하시면서 동시에 현실적으로 대비도 잘 하고 계신거네요.
[콤부차]
네. 그래서 저는 사실 게이인게 저한테는 혜택같아요. 오히려 결혼을 못하는게, 게이가 가질 수 있는 혜택이 아닌가.
[톨]
결혼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서, 좀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걸 했다가, 동시에 또 안정성을 위해서 다른 부분을 대비할 수도 있고, 그런 점을 말씀하시는 거죠?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되고 마음적 여유도 될 수 있는 부분에서.
[콤부차]
맞아요.
[톨]
그럴 수 있겠네요.
2부: 친구관계
[톨]
그리고 제가 여러가지 주제를 놓고, 그걸 하나 선택하시면 거기서 질문을 하려고 하거든요. (주제 설명) 어떤 주제를 제일 처음 하고 싶으세요?
[콤부차]
다 재미있을 것 같은데.. 저는 친구관계요. 제가 요즘 생각하는 주제이기도 해서..
[톨]
오.. 저는 신기한게 사실 친구관계라는 주제에 관해서는 잘 생각 못해봤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관계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물어봐줬으면 하는 피드백이 있어서 넣었는데 많이들 이 주제를 선택하시더라구요. 그럼 본인이 생각하는 이쪽 친하다고 할 수 있는 친구들은 몇 명이나 되고, 어떻게 친해졌는지 대략적으로 듣고싶어요.
[콤부차]
일단 모임이 몇 개 있는데요. 그 중에서 제일 오래된 모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한 8명? 정도 되는 것 같고. 연차로는 12년 된 것 같아요.
[톨]
오.. 오래됐네요.
[콤부차]
그리고 동갑 친구들이고요, 동갑 모임을 좀 찾았었어요.
[톨]
(같이아는친구C)랑 같이 하시는?
[콤부차]
맞아요. 원래 (친구C)만 알았었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 통해서 그 모임에 들어가게 됐고, 어떻게 보면 지금 제 이쪽 생활의 알파입니다.
[톨]
오… 그정도 본인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건가요?!
[콤부차]
그럼요.
[톨]
그런데 사실은 동갑이라고 해도 다 친해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그 분들이랑 12년간이나 친하게 지내게 되셨어요?
[콤부차]
일단 저희도 제 기억에 한 최대 20명까지 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서 사람 수가 이렇게 좀 줄어들고, 나갈 사람 나가게 되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 나가고, 내보내기도 하고 이렇게 해가지고 남은 것 같아요. 이런 말을 써도 되나 모르겠는데 끼가 맞아서 그런 게 아닐까.
[톨]
ㅋㅋㅋㅋ 그런 말 완전 편하게 해주셔도 돼요. 끼 많이 떨수록 사람들이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콤부차]
ㅋㅋㅋㅋ큰일 났는데.
[톨]
그럼 이쪽 친구들은 그렇게 12년간 지내면서 본인에게 엄청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신건데, 일반 친구들은 아직도 친한 친구들이 있으세요?
[콤부차]
일반친구들도 중학교때부터 친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톨]
그 분들한테는 커밍아웃 하셨어요?
[콤부차]
네네. 커밍아웃 안한 사람은 다 정리한 것 같아요. 제가 엄청 사교적인, 그러니까 사람들을 향한 에너지가 엄청 많았을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어요. 그래서 결국 다 쳐내지고 남은 사람한테 커밍아웃한 느낌이 좀 있어요.
[톨]
그래도 커밍아웃했을 때 반응이 다 호의적이었나 봐요.
[콤부차]
그렇죠. 일단 남자인 친구들은 좀 당황하긴 했죠. 여자인 친구들은 너 그럴줄 알았다 그러고. 너의 취향과, 말투와.. 그런거 딱이야. 라고 생각했대요. 그런데 여자애들한테는 오래전에 커밍아웃 했어요. 30대 되기 전에 한 것 같아요.
[톨]
그럼 남자애들한테는 30대 이후에 한 건가요?
[콤부차]
얼마 안 됐습니다.
[톨]
얼마 안됐어요? 그럼 남자애들 반응은 처음에 어땠어요?
[콤부차]
애써 좀 무덤덤해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그래 알았다~ 그냥 넘어가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리고 오히려 더 농담해주는 친구들, 야한 농담도 가끔하고 이런 친구들도 있었고… 그리고 포비아인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구한테는 얘기 안 했습니다.
[톨]
아하. 그럼 ‘그래 알았다’ 하고 넘어간 친구들도, 그 다음에도 똑같이 지내시는 것 같으세요? 혹시 조금 더 멀어졌다거나, 나를 조금 더 멀리한다거나 그런 건 못느끼셨어요?
[콤부차]
그냥 뭔가 그런게 있어요. 약간 다른세상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본인은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뭘 준비해서 어떤 가정을 꾸려야지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그런 친구들은 저를 좀 ‘너는 안 그래도 되잖아’ 약간 이런 느낌으로 봅니다. 옛날에는 그러니까 자기랑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본다면 이제는 아예 너랑 나랑은 그 사고방식이 아예 다를거야 이렇게…
[톨]
그 다르다는 점 때문에 멀어지지는 않은거에요?
[콤부차]
네네. 오히려 그리고 저의 라이프스타일을 좀 알고 싶어해요. 궁금해해요. 제가 평소에 뭐 하는지, 옷은 어디서 사는지, 피부는 어떻게 관리하고 취미는 뭔지 이런걸 궁금해해요.
[톨]
예전에 일반으로 생각했을때는 궁금해하지 않던걸요?
[콤부차]
네. 그때는 완전 무관심했는데. 남자친구들이 그렇게 갑자기 호기심을.
[톨]
너무 신기하다.. 오히려 남자애들이, 게이라고 하니까 게이들은 어떻게 사나 이런 부분에 대해 궁금증이 있었다는 거네요? 너무 신기하다. 완전 처음 들었어요.
[콤부차]
그렇죠. 그런데 저 친구들도 좀 포용력이 있는 편인 것 같아요.
[톨]
저도 그런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아까 친구들이 본인한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잖아요. 그럼 그 중요한 의미라는게, 어떤 부분에서 중요한건지 조금 더 풀어서 얘기해주실 수 있어요?
[콤부차]
사실 이렇게 제 이쪽생활의 알파다. 이렇게 말씀드렸는데, 뭔가 사실은 저한테 일상이라는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사실 그 친구들이랑하는 채팅방이 핸드폰에서 가장 많이 보고 있는 화면일거에요. 그게 별거 아니지만, 오히려 그 별거아님이 저한테 되게 중요한 의미인 것 같아요.
[톨]
내 일상을 차지하는 가장 큰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점에서요?
[콤부차]
네. 그리고 큰 의미가 없는게 오히려 저한테 되게 좋은 것 같아요. 편안하고.
[톨]
그러니까 그게 없어지면, 만약 애인이랑 같이 살다가 헤어졌을 때 공허함을 느끼듯이, 이 친구들도 없어지면 엄청 공허할 것 같다는 거네요?
[콤부차]
그렇네요.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저도 친구들 없어진다는 생각을 해 보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친구들이 없어진다는 생각은 안 해봐서. 저도 사실 화나면 친구들이랑 잘 안보기도 하고, 방을 나가기도 하고 이럴 때도 있거든요. 그럼 좀 허전하긴 하더라고요. 그러다 다시 들어오고.
[톨]
ㅋㅋㅋㅋ 많이 나갔다 들어오세요?
[콤부차]
네. 그런 다툼이 아직도 조금씩 조금씩 그런게 있어요. 그러니까 선을 넘나드는 유머가 많다 보니까 그래요.
[톨]
그래서 약간 기분 상할때도 있고.
[콤부차]
기분 상하면 이제 갠톡을 해서, 너 그거 진짜 기분 나쁘다 이렇게 얘기를 하든가. 아니면 나갔다 올게 하면서 그런 걸로 약간 화났음을 표시하든가 그렇게.
[톨]
그런데 12년간 이제 8~9명으로 압축된 모임인거면, 이제 그렇게 잠깐 나가더라도 얘네들이랑 연을 끊지는 않을거라는 믿음은 있는 상태인 거네요. 그냥 잠깐 니 얼굴 보고싶지 않아 그정도인거네요?
[콤부차]
네 그런 것 같아요. 화 풀릴 때까지.
[톨]
그럼 보통 친구들이랑은 어디에서 모여서 노세요?
[콤부차]
요즘은 거의 종로 아니면 이태원…? 다들 술 마시는거 좋아하고, 그리고 여행 가는 것도 좋아하고.
[톨]
그런데 저는 제가 느끼기에, 저희가 20대 초반 막 어렸을 때는 30대 후반부터 막 40대 이런 분들이 종로나 이태원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30대 중반이 넘어가니까 여전히 우리는 이태원 종로를 장악하듯이 놀고있고.. 그런게 좀 바뀐것 같다고 느꼈는데 혹시 [콤부차]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콤부차]
그렇기도 한데, 그걸 제가 요즘 생각을 해봤는데, 종로에 이쪽 술집이 100개가 넘게 있대요. 그리고 그게 뭔가 나이별로도 분리가 엄청 잘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톨]
그럼 그냥 우리 눈에 안보이는 다른 술집에 있었던 것 뿐이네요.
[콤부차]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말씀하시는 게 뭔지 알겠는데, 분리가 생각보다도 철저히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사람이 더 많아보이는 것처럼 느끼는 건 약간 중간에 있는 나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우리 나이면 이제 딱 중간에 있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나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봅니다.
[톨]
아하… 저는 다들 나이가 들면, 어떤 주거적인 안정성이 생기니까 다들 집에서 만나나보다, 집에서 노나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거든요.
[콤부차]
덜 나오게 된 건 맞아요. 확실히 나이먹고 덜 나오는 것 같은.
[톨]
그럼 친구집에서 가끔 놀고 그러시는 건가요?
[콤부차]
그것도 줄었어요. 그러니까 만남 횟수 자체가 많이 줄었어요. 저는 종로 이태원 나오면 친구들 만나러 나오는 건데, 만남 횟수가 줄어드니까 종로 이태원도 잘 안나오게 되는 것 같아요.
[톨]
왜죠?
[콤부차]
일단 각자 인생이 좀 바빠지고.. 그리고 체력 때문에 망설인 적도 많아요. 예전에는 조금 피곤해도 그냥 다녔는데 요즘은 다음날 너무 힘들겠지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럴 때가 있죠.
[톨]
아 그럼 만나면 뭔가 술을 많이 마시는 모임인거네요.
[콤부차]
네. 부어라 마셔라 입니다 저희 ㅋㅋㅋ 그래서 사실 다른 것좀 해보자 이런 시도도 했었어요. 저희가 생일파티도 꼭 하는데, 그래서 생일 때 양궁도 하러가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보고 그랬었는데 크게 자리잡지는 않더라고요. 그냥 저만의 노력이었던 걸로.
[톨]
그럼 8~9명 생일파티를 각자 생일 때마다 하는거면 거의 한 달에 한 번은 하시는 거네요?
[콤부차]
네 거의 한~두달에 한 번 꼴로.
[톨]
그럼 그때마다 어쨌든 정기적으로 모여서 놀게 되는 거네요. 되게 재밌겠다.
[콤부차]
어제 기억이 희미한 게 좋아요. 내가 약간 어제 어떻게 끼를 떨면서 놀았는지 너무 명료하게 떠오르면, 자기 혐오에 빠질 것 같아서 그런가봐요.
[톨]
ㅋㅋㅋㅋㅋ아니 그정도로 재미있게 노시는건가요?
[콤부차]
진짜 너무 흥에 차서 막 주체할 수 없이…
[톨]
친구C도 그렇게 노는 거구나. 그냥 저랑 놀 때 제가 술 안마시니까 맨정신으로 차마시고 맛있는거 먹고 놀길래 그런 생각 안해봤는데.
[콤부차]
친구C는 좀 차분한 편이긴 해요. 그 와중에도 제가 좀 이제 에너지레벨이 높은 편이고.
[톨]
앜ㅋㅋㅋ 그럼 친구나 이런 사교관계 관련해서 또 말씀해주고 싶으신거 있으신가요?
[콤부차]
네. 이게 요즘 생각하고 있는게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옛날부터 일반친구들도 그렇고 이쪽친구들도 그렇고 인간관계에 엄청 집착을 했었어요. 약간 애인같이 생각할 때도 있었고, 좀 의존을 많이 하기도 하고, 또 마음대로 안되면 화도 많이 내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이게 나이 먹으면서 그런 영향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일상처럼 되어버려서. 이걸 좀 내려놓으니까 사실 외롭긴하지만, 하루 이틀 정도 혹은 한 달 정도 그모임에 없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막 12년째 만났으니까 가끔은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보고 싶기도 하고.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이런 장기적인 관계라서 그런지 궁금하긴 한데, 좀 나이먹을 수록 친구들의 영향도가 줄고 있는 것 같아요.
[톨]
신기하네요. 처음에는 이제 막 거의 애인처럼 좀 집착하기도 하고, 내가 주는 관심만큼 너는 왜 나를 신경쓰지 않아? 이런 느낌으로 가다가, 이제는 그런 부분이 무뎌지고 좀 둔해지고 그렇다는 거죠? 여전히 일상생활에서는 엄청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콤부차]
네네. 사실 제가 되게 외롭게 컸어요. 혼자기도 하고 외롭게 커가지고 형제같이도 생각하고 애인같이도 생각하고 이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 때는 정말 이게 내 전부다 이렇게 생각했던 적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그때보다 지금이 더 건강한 관계인 것 같아요.
[톨]
그런데 8년동안 만나신 애인이 있으신 거잖아요. 애인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보면 일반적으로는 친구보다는 더 가까운 사람인거잖아요.
[콤부차]
네. 그렇죠. 지금도 그렇긴 하죠.
[톨]
그 8년동안 만난 사람이 옆에 확실히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콤부차]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확실히 내 옆에 이렇게 버팀목이 있으니까. 그래서 저도 어쨌든 심리적으로 친구들한테 의존하는게 많이 줄고 이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톨]
애인은 만난지 8년 되셨고, 지금 그 친구모임은 12년 됐으면 친구들도 지금 애인분이랑 만나는 8년의 연애기간 모습들을 다 알고 계시겠네요?
[콤부차]
알죠 알죠.
[톨]
그것도 되게 뭔가 신기한 상황이겠네요.
[콤부차]
그런데 저희 방 친구들의 거의 장기연애중이에요.
[톨]
그러네요 친구C도 그렇고. 뭔가 다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들인가요?
[콤부차]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친구들이 덜 모이게 된 것도 그런 이유일 수도 있겠네요.
[톨]
다 각자 오래 연애하면서 각자의 큰 버팀목이 하나씩 있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뭔가 부럽다. 그럼 여기서 잠깐 녹음 종료해볼게요!
3부: 연애와 사랑관
[톨]
그럼 그 다음 주제는 제가 선택해볼게요. 이거는 제가 여쭤보고 싶어가지고. 연애를 8년동안 하셨다고 하니까 그런 연애/사랑 관련 주제를 무조건 해야할 것 같아요. 지금 만나시는 분을 그럼 8년 전에 만나신건데, 어떤 민감한 개인적인 부분을 빼놓는다면, 어떤 분인지.. 그리고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해요.
[콤부차]
사실 어플로 만났어요. (어플이름)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 그 어플이 잘 작동을 하지 않았어요. 저는 혼자 여행가는거 되게 좋아하는데, 혼자서 어디 여행지에 갔는데 애인이 이제 거기에 회사 행사때문에 왔다가, 그 어플이 제대로 작동을 안해서 위치가 거기로 묶여버린 거에요. 그래서 그 여행지에서 연락을 하게 됐어요.
[톨]
실제로 애인분은 그 여행지에 안계셨는데도요?
[콤부차]
네네. 저는 이제 여행 내내 몸이 안좋았거든요. 그래서 누워가지고 어플로 얘기하고. 둘 다 채팅을 길게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그냥 한 번 봬요’ 하고 마무리했다가, 실제로 봤고, 연애를 하게 됐습니다.
[톨]
실제로 보고 둘 다 서로 마음에 들어서요?
[콤부차]
그게 저희는 사실은 그냥 한 번만 보려고 했어요. 그냥 원나잇, 번개만 하려고 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말도 잘 통하고.. 그래서 처음에 만났을 때 잠만 잤어요.
[톨]
번개하려고 만났는데 얘기하다가 진짜 그냥 순수한 잠만 잔거에요?
[콤부차]
자고 일어나서 우리 데이트 더 해봅시다 해서 데이트를 두 번인가 더 하고 사귀었던 것 같아요. 막 명료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요.
[톨]
와 번개하려고 만났는데 얘기하다가 진짜 손잡고 잠만자고 인나서 데이트하고 사귀고.. 뭔가 되게 몽글몽글한데요.
[콤부차]
그때 좀 몽글몽글했죠. 많이 몽글몽글했어요.
[톨]
그러면 이미 연애를 8년동안 하시긴 하셨지만, 연애하기 이전에 연애관, 사랑관이 있었을 것 같고, 또 8년동안 연애하면서 바뀐부분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말씀 좀 해주실래요?
[콤부차]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그때 좀 사람한테 집착을 하는 편이었어요. 인간관계에. 그래서 아무래도 그런 상태에서는 연애가 제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그전 연애들이 짧게 끝나거나, 개새끼를 만나거나, 혹은 제가 너무 집착하니까 도망가거나… 이런 사람들이 많았죠. 그래서 그런 와중에, 어린마음에 저는 그럼 연애는 나랑 안 맞나봐, 그냥 즐길 거 즐기고 살아야겠다 라고 생각해서 원나잇을 하게 된 거였고, 그런데 오히려 애인을 만나게 됐어요. 오히려 마음을 비웠을 때. 그리고 만나다 보니까, 애인도 개인주의적 성향이 있기 때문에 제가 그걸 좀 많이 가져온 것 같아요 연애를 하면서.
[톨]
8년동안 연애를 하면서 오히려 사람들한테 집착하고, 의존하고 이런 부분을 좀 버리신 거네요. 그러면 그렇게 성향이 달랐으면 처음에 그것 때문에 갈등이 없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콤부차]
그쵸. 근데 또 싸우진 않았어요. 그러니까 좀 나이 차이가 있기 때문에.
[톨]
몇 살 차이 나시는데요?
[콤부차]
9살 차이에요.
[톨]
오 많이 차이나네요.
[콤부차]
그리고 저희는 싸운다기보다는, 한 명이 뭐라고 하면 한 명은 인정하고 약간 그런게 있거든요. 그런건 몇개 있었지만, 크게 애인이 도의적으로 잘못을 했다거나, 저를 너무 섭섭하게 했다거나 그런 적은 별로 없었어요. 다만 연애에서 행동을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 내가 좀 섭섭하지만 약간 좀 이렇게 떨어져 있는게 더 좋구나 이런 걸 좀 알게 됐던 것 같아요.
[톨]
그렇구나. 잘 싸우지 않으시는군요.
[콤부차]
잘 안 싸워요.
[톨]
이게 다른 사람도 인터뷰때 물어봤던 건데, 그러니까 장기 연애를 할 수 있는 비법이 뭔지 물어보더라고요. [콤부차]님도 그런 질문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
[콤부차]
(즉시)답이 있습니다.
[톨]
(생각 좀 할 줄 알았는데 조금 놀람) 있어요?! 뭐예요?
[콤부차]
일단 외모는 첫 관문이고, 그걸 넘었으면 그다음은 티키타카죠. 티키타카가 맞아야 되고, 그리고 얘가 나한테 해코지를 안한다는 그런 안정감을 줘야 되고요. 신뢰를 줘야 되고.
[톨]
그럼 신뢰와 티키타카인 거네요.
[콤부차]
네. 그 두 개가 있으면, 약간 짓궂은 장난을 쳐도 얘가 나한테 나쁜 마음이 있는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니까 오히려 더 편하게 되고.
[톨]
그렇구나. 그런데 티키타카같은경우에는 좀 빨리 알 수 있잖아요. 맞는지 안맞는지. 그런데 신뢰는 어떻게 알 수 있죠?
[콤부차]
그러니까요. 어렵네요. 이거는 확 하고 알 수 있는건 아닌 것 같기는 해요. 그러니까 그래도 1년 정도는 봐야되는 것 같아요. 연애 하면서 신뢰가 없어지면 헤어지게 되겠죠. 그런데 신뢰가 없어지는거는, 상대방이 너무 나쁜 마음을 먹을 때가 있거든요. 나를 이용하려고 하고 좀 나쁘고 이런 게 보일 때가 있어요.
[톨]
맞아요. 그렇죠.
[콤부차]
그런 게 안 보이면 신뢰가 쌓이는게 아닐까요?
[톨]
나를 상처 입히지 않고.
[콤부차]
그리고 나를 보호해 주려고 하고. 나를 위하려고 하고. 이런게 있으면 신뢰가 쌓이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톨]
그러니까 약 1년동안은, 일단 1년이라고 말했지만 어느 기간동안은 서로 티키타카 하면서 재미있으면서, 동시에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나가고, 그 신뢰가 좀 쌓이게 되면 이제 티키타카와 신뢰 두 개가 장기적인 연애 기간을 유지해 주는 거군요.
[콤부차]
맞아요. 그리고 유머코드가 맞아야지. 그게 티키타카겠지만. 웃겨야 됩니다.
[톨]
그러면 지금 만나시는 분이 [콤부차] 님의 이상형에 부합한가요?
[콤부차]
제가 딱히 이상형이랄게 없어요. 제가 이제까지 사귀던 애인이 다 다르게 생겼고. 성향이 정해져 있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었고, 직업도 다 다르고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애인을 보면서 좀 멋있다고 느꼈던 점이나, 이런 걸 좋아한다고 깨달은 건, 뭔가 프로페셔널한 점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자기 일에 대해서 엄청 전문적이고, 프로페셔널하고… 저는 그거에 엄청 치이더라고요. 그게 이상형이 아닌가 싶어요. 근데 그 질문에는 답이 안되겠네요.
[톨]
사실 이 부분도 신기해요. 제가 질문을 만드는 건 제가 알고 있는 부분에 한해서, 저 스스로를 보고 만드는 거니까 그렇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생각하려나? 해서 질문을 만들면 아예 다른 사람들은 생각의 전제부터 다른 경우가 많더라고요.
[콤부차]
저도 재밌더라고요. 여태까지 인터뷰이들이 다 다른사람인데, 오히려 질문이 조금 제너럴해서 그런 다른 부분이 더 드러나서 좋았어요.
[톨]
그럼 사람을 볼 때 결격사유도 있지 않나요?
[콤부차]
있습니다. 일단 저는 꽁하는 사람 별로 안좋아해요.
[톨]
꽁~... 그러니까 삐져가지고 말 안하고 이렇게 계속 있고 그런거요?
[콤부차]
저는 이 사람과 장기적으로 갈거면,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 끄집어 내서 이거를 해부를 해서, 잘잘못은 안따지더라도 다음에 이런게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놔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요.
[톨]
그러니까 문제에서 회피하지 않는거군요. 그 문제를 마주함으로써 다른 갈등이 좀 생기더라도, 일단은 돌파해가지고 해결책을 찾는.
[콤부차]
같이 찾으려고 하는 사람이 좋죠. 오히려 그러면서 저는 더 사이가 돈독해지는 것 같거든요.
[톨]
이건 엄청 성격적인 부분이네요.
[콤부차]
맞아요. 그런데 이렇게 꽁~해서 숨겨놓고 얘기 안하고 혼자 훌쩍 떠나는 사람도 있었거든요. 저도 그런적이 있지만,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문제가 있으면 덮어놓는 것보다 같이 해결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톨]
그럼 조금 더 속물적인 부분으로…ㅋㅋㅋ 외모에서 결격사유가 있다면?
[콤부차]
저는 그런 것 같아요. 최소한의 관리. 그러니까 운동을 한다든지, 뭐 자기를 약간 꾸민다든지. 그렇다고 제가 완전 멋있는 사람을 원하는건 아니지만. 물론 우리 애인은 완전 멋있는 사람이지만! 완전 멋있는 그런걸 원하는게 아니라, 약간 최소한의 성의도 없는 사람들이 있어요. 냄새가 풀풀 난다든지. 진짜 사회생활 할 때도 너무 후리하게.. 저랑 있을 때는 그래도 되지만.
[톨]
그러니까 애인이 다른 사회생활 할 때도 어떤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외모에 대한 챙김같은게 떨어지면 호감도 떨어지는 거네요. 아까 자기 일에도 좀 프로페셔널 한 걸 좋아하시고, 어쨌든 상대방이 자기 관리가 되는 걸 좀 기본적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콤부차]
네. 제가 좀 그거에 미숙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잘 하는 걸 멋있어하는 것 같아요.
[톨]
그럼 여기서 연결되는데, 제가 공통으로 묻는 질문이 또 있어요. 사람들이 누군가를 만나면 상대방을 통해서 내 결핍을 채우려고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럼 그 부분이 뭘까요?
[콤부차]
네네. 저는 상대방이 주관이 뚜렷한 그런 부분이 멋있어요. 저는 좀 의지를 많이 하고 그랬으니까. 불안정한 면도 있고. 그런데 안정이 딱 되고 그런 분이 보통 자기 분야가 확실하고, 확고한 신념과 주관과, 삶의 태도에서 그게 드러나면 진짜 멋있는 것 같아요.
[톨]
그렇군요. 그럼 지금 애인 분이랑 같이 살고계시는 걸로 아는데, 같이 사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콤부차]
같이 산 지는 한 6~7년 된 것 같아요.
[톨]
그럼 거의 사귄 지 1년만에 같이 사신거에요?
[콤부차]
아 아니네요. 거의 6개월, 6개월만에.
[톨]
어쩌다가 그런 결심을…?
[콤부차]
사실은 잠깐만 같이 살려고 그랬어요. 그 당시에 제가 좀 힘들었어가지고 그냥 넌지시 나 형이랑 같이 살까라고 얘기했었는데, 그때 쿨하게 오케이 해가지고 들어갔는데 그렇게 계속.. 그런데 몇 년 뒤에는 제가 나 이렇게 나가서 살아볼까 라고 얘기하면 형이 오히려 ‘왜그래~’ 약간 이렇게 말할 정도로, 서로 라이프스타일이 좀 싱크가 된 것 같아요.
[톨]
그래요. 부럽다…
[콤부차]
근데 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렇게 정리나 자기관리 이런거에 제가 미숙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아마 애인이 스트레스 받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텐데 근데 잘 참아주고 있는 것 같아요.
[톨]
그럼 두 분이 같이 사는데, 같은 방에서 주무시고 그렇게 하시는 거에요?
[콤부차]
강아지까지 셋이에요.
[톨]
아하 강아지!
[콤부차]
진돗개에요.
[톨]
진돗개… 너무귀엽겠다.
[콤부차]
그래서 이렇게 뭔가 책임질게 생겨버리긴 했어요. 강아지가 생각보다 손도 많이 가고, 사실 4시간 이상 혼자 안 두거든요. 그래서 출근도 두 번 할때도 있고.
[톨]
출근했다가 다시 집 갔다가 다시 출근하고 이런 식으로요.
[콤부차]
네 그럴 때도 있고, 산책도 열심히 시켜야되고 병원도 계속 다니고 접종도 하고, 뭐도 먹이고 그런게 엄청 많더라고요. 먹고 싸는 것도 신경 써야 되고. 그래서 애가 있으면 이런 비슷한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약간 이런 생각이 들어요.
[톨]
지금까지 얘기해 주신게 물론 저는 짧게 듣고, 겉표면만 본거긴 한데요. 뭐랄까 우리 인생에 phase들이 있잖아요. 막 불같이 연애를 하다가 실연도 하고, 그다음에는 일반들은 막 결혼해서 아기도 낳고 그런 phase들이 있는데, 사실은 이쪽 사람들은 성인 이후로 그런 일반적인 phase를 밟아나가는 사람 자체가 좀 적잖아요. 그런데 [콤부차]님은 연애를 시작하고, 동거하고, 강아지도 같이 키우고, 8년이나 만나고 이런 느낌이라, 하나하나 시간에 따른 phase들이 있구나 딱 이런 느낌이 들어요. 이건 저만의 관점이긴 한데 저는 사실 그런 생활이 부럽거든요. 제가 원하는 삶의 패턴이어가지구.
[콤부차]
그렇긴 한데, 오히려 서로 개인주의적인 부분들이 있어서 그렇게 오래 성립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톨]
서로 존중할 건 다 존중하는 건가요. 자기 시간 존중해 주고, 나가서 놀때도 알아서 놀아 난 먼저 잘게~ 이렇게 되는건가요.
[콤부차]
네. 그리고 저는 애인이 행복했으면 좋겠거든요. 제가 막 애인의 제약이 되거나 그러고 싶지 않아요. 누릴 거 다 누리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톨]
그러면 8년을 만나셨는데, 결혼 이런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콤부차]
그래서 저희는 사실상 결혼한 거라고 생각해서, 인스타에 약간 그런 컨셉의 사진을 하나 올린 게 있습니다. 결혼 사진.
[톨]
헐 진짜요?
[콤부차]
그런데 별 건 아니고요. 약간 요런 사진(보여줌)
[톨]
그럼 아예 포토그래퍼를 섭외해가지고?
[콤부차]
아니 삼각대 세우고 찍은거에요 ㅋㅋ 섭외하려고 했는데 돈이 너무 많이 들어서 그냥 삼각대 세우고 카메라 들고 와서 찍었어요.
[톨]
그럼 결혼식같은건요?
[콤부차]
하고 싶긴 해요. 하고싶긴한데 돈이 많이 들 것 같아서, 나중에 여유로울 때 조촐하게. 다음에 미국에 갈 생각이 들면 가서 싸게 할 수 있는 곳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미국에서 해볼까..
[톨]
그런데 미국에서 결혼식을 하면 주변 사람들이 잘 못 가잖아요.
[콤부차]
그러니까 주변사람들이 중요한 건 아니고, 둘이서 식 자체를 하는게 중요한 것 같아서요. 그리고 주변사람들이 괜히 와서 첨언하고 이런 것도 싫고.
[톨]
그럼 진짜 딱 둘이서만? 신기하네요.
[콤부차]
그래서 사진도 그런 의미에서 찍은 거였고. 둘이서 일본 오키나와 가서 찍은 거거든요. 사람 없는 데 찾아가지고 가서, 보면 옷도 좀 튀잖아요. 그런데 오키나와는 좀 그런 프렌들리한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고 웃으면서 가고 그러더라고요.
[톨]
진짜 재밌었을 것 같아요. 아까부터 부럽다는 얘기 연발인거같긴한데 ㅋㅋㅋ
[콤부차]
그런데 이거 톨터뷰 1화에 하는 의미도 적어두셨잖아요. 그거부터 되게 좋았어요.
[톨]
그쵸!!(신남) 저는 이쪽 다른사람들의 삶을 물어볼 수 있는 것 자체가.. 그리고 남들이 봤을 때 특이한 삶의 모습이더라도, 그게 전체가 되는게 아니라, 그냥 여러명 중 한 사람이 되는게 좋았어요. 그게 좋을 것 같았어요.
[콤부차]
그리고 저도 사실 20대 초반에 이쪽에 딱 나왔을때, 그런 이정표 같은 게 없었어요. 그러니까 물론 여기 인터뷰 나오신 분들도 다 자기만의 특이한 점들이 있고, 모두가 그런 이정표가 되지는 않지만 참고는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사람들이 저렇게도 잘 사는구나 하고.
[톨]
맞아요. 맞아요. 다들 이렇게 각자의 삶 산다. 그것만 서로 알게 되어도 저는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콤부차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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