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부차 2편
[톨]
그리고 지금 하는 질문은 좀 되게 민감할 수 있긴 한데요. 혹시 8년동안 연애하시면서 오픈릴레이션십 관해서는 생각해보셨나요?
[콤부차]
아 저희 하고 있어요.
[톨]
아 그럼 그걸 결심한 시점은 언제 정도였을까요?
[콤부차]
연애한 지 한 4년차때쯤에요.
[톨]
그럼 만난 지 4년정도 때 결심하시게 된 거네요.
[콤부차]
네. 그런데 저희가 그 성관계를 다른커플에 비해서 더 오래했던 것 같아요. 좀 오래한 편이고, 그리고 사실 남자가 본능적으로는 새로운 것에 좀 관심도 가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톨]
그쵸 본능적으로요.
[콤부차]
그래서 이제 애인이 어떻게 보면, 그래 너가 젊고 어리니까, 더 즐길 수 있을 만큼 즐겨봐라 하고 저를 배려해준 것 같아요. 제가 하자고 했거든요. 그래서 시작했는데 한동안은 그래서 했어요.
[톨]
시작한다고 한 시점부터 한동안이요.
[콤부차]
한동안은 만났어요. 그런데 사실 그게 하기 전에 멀리서 볼 때는 되게 재밌고 흥분될 것 같고 그랬는데, 막상 하니까 이게 별게 아니더라구요. 오히려 별게 아니라서.. 저는 사실 다른사람 만 난 지는 좀 오래된 것 같아요.
[톨]
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합의한 시점에서는 조금 하다가, 또 이제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된 거네요.
[콤부차]
네. 그런 육체적 관계가, 처음 보면 와 저사람 멋있다 어떨까? 궁금하긴 하지만, 그게 결국에는 제 삶에 영향이 있는 것 같지 않아요.
[톨]
그럼 그 오픈릴레이션십을 하기로 한 거는, 이 사람이랑은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이랑은 자보고 싶다는 그런 감정에서 발현이 된 거네요.
[콤부차]
맞아요.
[톨]
그럼 오픈릴레이션십을 시작했을때부터는 좀 하셨잖아요. 그걸로 인해서 기존에 유지하던 연애관계가 좀 흔들리거나, 변화가 있거나 그랬나요?
[콤부차]
그거를 최소화하고자 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원칙을 정했는데, 서로 모르게 하고, 집에는 부르지 않고, 마음은 주지 않는다. 이 정도로 했거든요. 그래서 그 세가지 원칙으로 했어요.
[톨]
그런데 또 궁금해요. 서로 모르게 하자라는 원칙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 그렇게 오래 만났으면 서로의 생활패턴이 어떤지 사실 잘 알잖아요. 그래서 상대방 시간테이블에서 이거 할 시간이 아닌데? 하면은 나도 모르게 혹시?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거 아니에요.
[콤부차]
그쵸. 근데 모른 척 해 주는거죠. 그냥 모른척하고 그걸 굳이 들춰내지 말자. 얘기하지 말자. 이런 거죠.
[톨]
그게 저는 되게 좀 신기하고 약간 좀 존경스럽기까지 한 게, 어떤 부분에서는 서로 들춰내지 말자 신경쓰지 말자 라고 정해도, 마음이 꽁기꽁기 해져서 공격적으로 발현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서로를 배려하는 식으로 부드럽게 정리가 잘 된거네요.
[콤부차]
그러니까 애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애인이 행복했으면 좋겠거든요. 그걸 해서 애인이 더 행복하다면 아무 상관 없어요. 그러니까 비독점적인..
[톨]
섹스에 있어서 비독점적이어도.
[콤부차]
네 상관없어요. 오히려 약간 즐길 수 있으면 즐겼으면 좋겠어요. 애인도 저랑 비슷한 생각이지 않을까해요.
[톨]
그럼 연애를 시작하기 이전에도 오픈릴레이션십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셨었어요?
[콤부차]
아니요. 옛날엔 안그랬어요. 옛날에는 안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래 연애하다보니까 주변 사람들이 확실히 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이유는 있는데 사실 큰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중요한 건 따로 있고.
[톨]
이건 근데 사실 진짜 이 관계를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콤부차]
오히려 안 하면 환상만 쌓이고, 그게 헤어지는 단초가 될 것 같아요. 오픈릴레이션십 할 거면 왜 사귀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연애관계는 섹스 이상의 뭔가 있잖아요. 그래서 그게 있기 때문에 오픈릴레이션십이 가능한 것 같아요.
[톨]
주변사람들한테, 그러니까 장기연애를 하지 않은 사람한테 오픈릴레이션십에 대해 물어보면, 이제 이해는 할 수 있는데 나는 아직 잘 모르겠어. 진짜 다들 이러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이 관계를 유지하고 계신 분한테 얘기를 들으면, 정말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고, 그렇게 못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콤부차]
사람들마다 물론 다르겠지만, 저는 어떻게 보면 이쪽사람들의 관계에서 오픈릴레이션십이 일반적인 것이 되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러니까 10년, 15년 연애하면서 계속 한사람, 애인만이랑 꾸준히 하고 다른 사람이랑 안 하고 이런 관계가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굉장히 소수라고 생각하거든요. 차라리 이렇게 관계를 변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게 어떻게 보면 장기연애를 더 잘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톨]
저는 어떤 생각이 드냐면, 이렇게 장기연애를 하면서 오픈릴레이션십을 하자고 얘기는 못하고 그냥 몰래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오픈릴레이션십을 하자고 얘기를 시작하고, 그걸 함으로써 생기는 또 새로운 상황들이나 갈등같은걸 마주할 자신이 없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런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 오픈릴레이션십을 안하고 그냥 몰래 바람을 피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서로를 더 존중하고, 미래관계를 발전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바람을 피우지 않고 오픈릴레이션십을 시작하는 것 같기도 해요.
[콤부차]
그래서 제가 아까도 비슷하게 말씀을 드렸던 것 같은데, 문제를 덮어두는 것보다는 끄집어내서 해결을 해야되는 거죠.
[톨]
연결이 되네요. 일관성이 있으시네요.
[콤부차]
그래서 오래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서운한 게 있으면 해결이 되어야 하는.
[톨]
오늘 사실 이 부분을 진짜 여쭤보고 싶었거든요. 분명히 제 주변에도 있긴하지만 갑자기 대놓고 그 사람한테 ‘오픈하면 어때요?’ 이렇게 물어볼 수도 없고. 심지어 저한테 그 사실을 말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그래서 실제로 경험한 분들 얘기가 저는 엄청 궁금했어요.
[콤부차]
그런데 오픈릴레이션십도 형태가 엄청 많더라고요.
[톨]
그래요? 그 안에서 어떤 형태가 있어요?
[콤부차]
같이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톨]
쓰리썸처럼?
[콤부차]
그런 거를 선호하시는 분들도 있고 여러가지 있더라고요. 저희는 그런데 그냥 서로 모르게 개인적으로.
[톨]
그러네요. 사실 그 안에서도 되게 다양한 것들이 있을 수 있겠다. [콤부차]님은 만나신지 4년차에 시작했지만, 만나자마자 몇 달 안에 시작한 사람들도 있을거고.
[콤부차]
그들이 행복하다면 상관없죠.
[톨]
맞아요. 되게 재밌네요.
[콤부차]
그래서 이런 걸 말하는게, 많은 분들이 보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그냥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톨]
아까 사랑, 연애 관련해서 추가적인 질문인데, 같이 살면 재정적인 부분은 어떻게 관리하세요?
[콤부차]
재정적인 부분은 사실 약간 부끄럽긴 한데요,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죠.
[톨]
이제 애인 분이 조금 더 쓰시는?
[콤부차]
생활비같은 건 거의 반반 정도 들지 않을까 하기는 한데, 사실 계산해 본 적이 없어요.
[톨]
뭔가 하나의 통장을 만들어서 일정 금액을 넣으시는게 아니라, 번갈아가면서 그냥 긁으시는 건가요?
[콤부차]
그런 것도 아니에요. 그냥 한 사람이 계속 장을 볼 때도 있고, 나뉘어져있는 건 공과금, 통신비같은거 누가 낸다 이런것만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그거 빼고는 딱히 계획경제는 아닌 것 같아요.
[톨]
너무 신기하다. 그럼 집세같은 건 어떻게 해요?
[콤부차]
집이 애인 자가입니다.
[톨]
(감탄중) 어우 서울 자가!
[콤부차]
사실 그런 것도 진짜 멋있었어요. 애인이 막 집에서 지원을 많이 받아서 집을 장만하고 그런게 아니라, 자수성가한 그런 거에요. 전 그게 너무 멋있었어요.
[톨]
진짜네요. 그러기 쉽지 않은데.
[콤부차]
그래서 오히려 제가 이렇게 막 그래프가 미친듯이 요동쳐도 애인이 딱 버티고 있으니까 약간 그 균형이 맞게 돼요.
[톨]
버팀목이 되는 군요. 그럼 이 연애, 사랑 주제에서 더 말씀해주실 건 없으세요?
[콤부차]
너무 많이 얘기한 것 같아요 ㅋㅋㅋㅋ
4부: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들
[톨]
ㅋㅋㅋ그러면 그 다음 주제를 선택해주세요.
[콤부차]
저는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들이요.
[톨]
그럼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뭐에요?
[콤부차]
제가 찍어놓고도 스스로 되게 좋아하는 사진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사진이 또 개인이 연 콘테스트 같은 데서 선정이 됐어요. 그래서 그 날 기분이 진짜 너무 좋았어요. 몇 년 사이 약간 제일 하이한 날.
[톨]
오 그래요?
[콤부차]
그러니까 요즘 사진 찍는게 너무 좋아서요.
[톨]
개인이 여는 콘테스트같은 거니까 막 엄청 크고 이런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선정됐을때 기분이 엄청 좋으셨다는거네요.
[콤부차]
맞아요. 제가 사실은 사진을 가지고 어디 콘테스트에 내거나 그런 적은 없거든요. 그냥 한 번 해볼까 해서 했는데. 그쪽에서도 좀 가볍게 열었고, 저도 가볍게 냈는데 다들 좋아해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톨]
내가 좋아하는걸 만들어서 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걸 다 인정해주는 걸 알았을 때, 약간 자기효능감 극치로 치솟죠 ㅋㅋㅋ
[콤부차]
그 말이 딱 맞아요. 그리고 오히려 이렇게 좀 내려놓고 사진을 찍거든요. 옛날에는 누구보다도 잘 찍고 싶고, 어떤 사람보다 잘 찍고 싶다는 라이벌의식 이런게 있을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걸 좀 내려놓고 찍고 싶은 거 찍고, 내가 좋아하는 거 찍자 약간 이렇게 됐어요. 또 사진을 업으로도 할까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AI 진짜 빨리 대체할 것 같아서. 그리고 요즘 시장이 많이 죽었더라고요. 그래서 이거는 그냥 좋은 취미로.
[톨]
길게 쭉 할 수 있고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거네요.
[콤부차]
그래서 매달 몇 장씩 뽑아서 달력이나 만들자 뭐 약간 이런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톨]
그런데 오히려 그런 금전적으로 결합된 부분을 내려놨을 때, 오히려 더 집중해서 너무 재밌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콤부차]
그리고 요즘 사실 저의 인생을 가득 채우고 있는 건 강아지에요.
[톨]
맞아! 진돗개! 이것도 여쭤보고 싶었어요.
[콤부차]
사실 제가 창업을 처음 했을 때 좀 멘붕이었어요. 초반이라 생각한 것보다 장사도 안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길고 그러다 보니까, 진짜 이거 큰일 나겠는데, 약간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우울감이 올라왔었거든요. 그래서 이거를 어떻게 할까 하다가, 강아지를 키워야겠다 했어요. 그때는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유튜브 채널에 진돗개가 예쁘게 나온게 있는거에요. 그래서 진돗개를 키워보려고 유기견 어플을 막 찾았어요. 그리고 너무 귀여운 강아지가 있어서 차를 끌고 전주로 가가지고 데려왔어요.
[톨]
전주까지 가셨어요?
[콤부차]
이왕 키우는거,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그 귀여운 애기를 데려와야겠다 해서 전주까지 가서 데려왔는데, 진짜 그때부터 강아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톨]
아 그래요?! 그 정도까지 뭔가 행복을 주는 존재인 건가요?
[콤부차]
얘가 좀 시크해가지고, 무한한 사랑을 주는 그런 애도 아니에요. 그런데 가끔 와서 애교도 부리고, 산책할 때 같이 모르는 길을 가면 둘이 모험하는 기분도 들고. 그리고 얘가 아프거나 힘들어 할 때 내가 챙겨주니까, 내가 사랑을 주는구나 이런 느낌도 많이 있고, 내 새끼다. 약간 얘가 아프면 아플수록 더 사랑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병원 데려갈 때 진짜 애틋한 마음이 들고. 그러면 진짜 강아지가 짱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또 많은 짐이기도 해요.
[톨]
맞아요. 키운다는게. 나도 시간 엄청 투자해야 되고, 내가 이 생명을 완전히 책임져야 되고, 돈도 많이 들어가고.
[콤부차]
돈도 많이 들어가요 진짜.
[톨]
그치만 그런 걸 다 상쇄할 정도의 어떤 행복감이 있으신거네요.
[콤부차]
사실 애인은 별로 안 내켜했어요. 처음에 키울때 안 내켜했는데, 데려오고 나서는 저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톨]
두 분이 번갈아서 산책도 데리고 다니고 그러시겠네요.
[콤부차]
네. 그리고 중간에서 자요. 저랑 애인 중간에서.
[톨]
ㅋㅋ 너무 귀엽겠다. 그럼 두 분이 같이 주무세요?
[콤부차]
네 같은 침대에서.
[톨]
퀸사이즈?
[콤부차]
슈퍼킹입니다.
[톨]
오 진짜 크겠다.
[콤부차]
왜냐하면 둘 다 서로 열이 많아서, 둘이 같이 누워 있되 몸이 닿지 않고 떨어져서 냉기를 유지를 해야돼요.
[톨]
그래도 같이 잘 정도면은 상대방이 뒤척이는 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수면패턴인 거네요.
[콤부차]
저희는 잠을 잘 드는 편이긴 한데, 제가 불면증이 확 올라오는 시기가 있거든요. 장사가 안 된다든지, 뭔가 좀 불안한 일이 있다든지, 그러면 잠을 못 잘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제가 소파에서 자든지 반대로 하든지 그럴 때도 있긴 해요. 그런데 같이 자면 되게 좋아요. 이 옆에 누가 있다는 그 안정감. 그런데 둘 다 그렇게 예민한 것 같지는 않아요. 슈퍼킹이어서 가능한 건가 싶기도 하고.
[톨]
슈퍼킹 비쌀텐데
[콤부차]
맞아요 비싸요 ㅋㅋㅋ
[톨]
ㅋㅋㅋ 그럼 음… 그 다음에 하시고 싶은 주제나 질문 있으세요?
[콤부차]
그 미래 질문 재밌었던 것 같아요. 10년뒤 20년 뒤.
[톨]
그럼 미래 관련, 노후나 이런 부분도 얘기를 해볼게요. 15년 후에는 뭘 하고 계실 것 같아요? 한 50대 들어선 느낌.
[콤부차]
너무 갑자기 슬픈게 저희 강아지가 죽었겠네요.
[톨]
앗;;;;;(의도치않게 탈룰라한 느낌)
[콤부차]
저는 일단 지금 애인이랑 계속 만날 것 같아요.
[톨]
그건 거의 확신에 가까우시네요.
[콤부차]
뭔가 이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변하지 않는 상수다 싶어요.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그냥 예상인데, 그렇게 노력, 공수가 들지 않는 어떤 일을 하면서 먹고살만큼만 돈을 벌면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싶어요. 그렇다고 막 일 다 쉬고 파이어족하고 이런게 아니라, 적절히 나의 삶에 양념 정도 되는 소일거리같은 걸 하면서. 50대는 한창 때긴 한데.
[톨]
그렇죠. 일하는 걸로 보면 한창 때죠.
[콤부차]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하고 싶은 일이 엄청 많고 갈대처럼 생각이 바뀌기 때문에, 정확히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지금 목표로 하는 건 부가가치가 높으면서 약간 소일거리처럼 할 수 있는 그런 무언가를 찾아서 해야겠다는 거에요. 희망회로이긴 한데.
[톨]
그럼 뭔가 지금이랑 비교해 봤을 때 삶의 형태 자체는 크게 바뀌고 싶지 않은 거네요.
[콤부차]
지금도 사실 제가 하는 사업 자체가 공수가 크게 들지는 않거든요.
[톨]
그래서 여유시간이 있으시군요.
[콤부차]
그 때도 뭐 그런 비슷한 일을 하면서, 저 여행 다니는 것도 엄청 좋아해서 여행이나 다니고 그렇게 살고 싶어요.
[톨]
그럼 15년 후에는 어쨌든 나이는 먹었지만 지금 삶과 형태가 크게 다르지 않은 차원이네요. 조금 더 부가가치가 높고 공수가 들지 않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취미를 계속 즐기는.
[콤부차]
그렇게 보니까 제 라이프 스타일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되어 있는 것 같네요.
[톨]
그러네요. 그런데 보기에도 진짜 그런 것 같아요. 만족하고 계신 것 같아요. 그럼 이제 30년 후, 대충 우리가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때의 모습은 어떨 것 같아요? 생각해 본 적 있으세요?
[콤부차]
사실 여러 가지 생각을 했어요. 안락사 같은 옵션도. 그러니까 나이 먹은 내 모습이 별로 안 멋질 것 같은 거에요. 그래서 그때쯤이면 안락사가 좀 대중화 되어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생각이 진행이 잘 안 돼요. 안락사 한정해서만.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내가 할 지 말 지 어느순간 뭔가 탁 막힌 것처럼 생각이 잘 진행이 안 되거든요.
[톨]
그냥 안락사같은 선택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거지, 안락사의 장단점이나 실제로 그걸 행할 때의 환경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상이 잘 안된다는 거죠?
[콤부차]
네. 그래서 저는 뭔가 선택지를 예스, 애매, 노 로 구분을 하거든요.
[톨]
예스, 노가 아니라요?
[콤부차]
네. 애매한 것도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가치 판단이 아예 안 돼요. 그게 좀 어렵더라고요. 저는 그러니까 이 삶을 끊는다는 행위 자체가 약간 무섭기도 하고 또 그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모르겠네요. 일단은 노년에는 안정적으로 잘 살고 싶은..
[톨]
그런데 노년 얘기하면, 다 늙어서 다같이 모여서 살 수 있는 그런게 있으면 좋겠다고 하지 않나요. 메종 드 히미코 영화 보셨어요? 그런 것처럼 저는 이쪽 양로원이 있으면 좋겠어서.
[콤부차]
너무 좋을 것 같은데요?
[톨]
저는 그런 상상을 좀 ㅋㅋㅋ
[콤부차]
그거 괜찮은 비즈니스 인데요.
[톨]
ㅋㅋㅋㅋㅋ 친구도 똑같은 말 하더라고요.
[콤부차]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옛날에 어렸을 때는 친구들이랑 다 같이 살고 싶었어요. 제가 친구들을 좋아했으니까. 그런데 지금 저는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완전 노년기에 거동이 좀 불편해지는 시기가 오면 그런 양로원이 있으면 너무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가 살 것 같긴 한데, 그 전까지는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톨]
그럼 같은 동네도 싫으신 거에요?
[콤부차]
같은 동네가 서울정도면 될 것 같아요.
[톨]
ㅋㅋㅋㅋㅋ 서울 너무 크지 않나요? 그럼 지금이네요 딱 지금. 지금 생활에 너무 만족하시는 것 같아요.
[콤부차]
저는 타인과의 거리가 좀 있는 것 같고, 그걸 유지하든가 더 늘리던가 ㅋㅋㅋ
[톨]
동네도 같은 동네에서 지나가다가 맨날 마주치고 이런게 아니라, 서울안에서 만나고 싶은 날에 서로 이동의 부담이 크게 없는 정도의 거리가 가장 좋은 거군요.
[콤부차]
그래서 같이 여행 간다고 할때 시작점, 중간에서 갈 수 있는 정도가 딱 좋지 않을까요? 파티 한다고 했을 때 같이 놀러갈 수 있는 정도, 그 정도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톨]
그리고 다른 친구가 넣어달라고 한 질문인데, 각자 노후 대비 같은 걸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 하더라고요. 혹시 노후 대비 따로 하시는 거 있으세요?
[콤부차]
주식해요. 주식도 저는 사실 리스키한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소액으로 하루 투자 자동으로 하는걸 엄청 많이 넣어놨어요. 그래서 하루에 한 5만원 빠져요.
[톨]
싸다고 왕창 사버리고 이게 아니라 그냥 자동으로 얼마씩 조금씩 사버리니까 그 위험부담이 덜한거네요.
[콤부차]
그리고 저는 사실 여태까지 주식을 안해왔던게, 도박이나 조금이라도 리스키하면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어요. 도박을 해도 돈이 안걸리면 잘하는데 돈이 걸리면 망해요. 약간 쫄보여서 그런 것 같은데, 이것도 큰 욕심 안부리고, 제가 가만히 놔두면 다 써버리니까 그냥 목돈 정도 마련해 두자 이정도에요.
[톨]
목돈 마련의 수단으로 이제 조금씩 사는 주식투자를 하고 계신거네요.
[콤부차]
맞아요. 그리고 또 노후에 하고 싶은거 생각났어요.
[톨]
뭐가 있어요?
[콤부차]
애인은 아직 동의하지 않기는 했는데, 저는 돈을 착착 모아서, 또는 전문기술을 배워서 해외로 가고싶어요.
[톨]
왜 해외로 가고 싶으세요?
[콤부차]
제가 약간 그 리셋 주간이 있어서, 다 지긋지긋할 때가 있거든요. 한국이랑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서, 부모님과의 관계도 재정립해보고 싶고, 좀 멀리 떨어져보고 싶고, 또 한편으로는 게이들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로 가서 조금 더 펼치고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있어요.
[톨]
지금 내가 익숙한 공간, 환경, 사람들보다 조금 새로운 데로 가서 거기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그런 건가요?
[콤부차]
맞아요. 내 퍼스널리티를 좀 더 자유롭게 드러내고 싶고.
[톨]
한국에서는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시나요?
[콤부차]
조금 나를 더 알리고 싶어서, 그런데 사실 제가 어딜 간다고 해도 거기가 천국이지만은 않겠죠. 그렇지만 그런 걸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톨]
근데 그 외국으로 가시는 건 어떤 이쪽관련해서 제도적으로 정비되어 있는 나라에 가는건가요.
[콤부차]
그것도 포함인 거에요.
[톨]
그렇구나. 그럼 애인이랑 같이 가셔야겠네요.
[콤부차]
네. 그래서 애인의 동의를 몇 년 째 제가 지금 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이 아니어도, 저랑 애인이 은퇴할 시점이라도 괜찮아요.
[톨]
좀 먼 미래라도 괜찮으신건가요?
[콤부차]
먼 미래여도 괜찮고, 저는 그냥 애인이랑 계속 붙어있고 싶어요.
[톨]
너무 좋네요.(질투이글이글) 그런데 방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이게 당장 몇 년 후가 아니라 은퇴할 시점이라도 괜찮다는 부분이 저는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은퇴할 시점이라고 하면 뭔가 다 저물어드는 느낌인데, 그 시점에 내가 하고 싶은 걸 또 하나 박아놓으니까 기분 좋은 환기가 되는 느낌?
[콤부차]
그래서 뭐 행복회로 돌리는거죠. 어느 나라로 갈 지도 한 번 생각해보고, 내가 무슨 직업을 가져야 될 지도 생각해 보고. 그러려면 내가 지금부터 뭘 해야겠구나 이런 생각도 해보고. 제가 N(MBTI)이어서 약간 생각의 나래가 계속 펼쳐지거든요.
[톨]
저도 N인데, 우리 차이가 있어요. 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생각들이나 가능성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N인데, [콤부차]님은 반면에 그 가능성에서 에너지와 희망을 더 느끼시는 것 같아요.
[콤부차]
물론 저도 이제 불안이 음습해올 때가 있어요.
[톨]
그렇죠. 없을 수는 없죠. 그런데 그것보다는 희망이 보통 먼저 오시는ㅋㅋㅋ 그리고 동시에 또 에너지를 좀 주고.
[콤부차]
그래서 대부분은 제가 스스로 돌아봤을 때 약간 대가리 꽃밭일때가 많아서(둘다 터짐) 그래서 좀 낙관하는 경향은 있어요. 미래는 일단 다 잘될거야. 뭐 별일 있겠어? 이런 식으로 낙관하는 경향이 있는데, 거기서 한 가지 뒤틀리면 가끔 안 좋은 생각이 뻗쳐서 잠도 못 자고 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잘 되겠지~ 라는것 같아요.
[톨]
그거는 본인이 생각했을 때 타고나신 것 같아요?
[콤부차]
아니요. 좀 덜 신경질적으로 됐어요. 그러니까 덜 예민해졌어요. 연애 영향인지 모르겠어요.
[톨]
뭔가 예전에는 그런 미래를 생각했을 때 불안해하는 게 있었다면 더 낙관적이 되셨다는 거네요. 그것도 신기한게, 저는 보통 사회에 나오면 사회의 쓴맛을 보니까 좀 더 불안감이 커진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좀 반대이신 것 같아요.
[콤부차]
ㅋㅋㅋ 저는 한 번 때려 맞아봐야 돼요. 제 삶에서, 물론 인생의 시련은 좀 있었지만 그런 커리어에서의 시련은 없었던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생각보다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다녔어요. 야근을 많이 해야하는데 저는 그냥 빨리 퇴근해버리고. 난 내 일 다 했고 옆사람 일도 도와줬으니까 집에 갈거야. 그런 식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았어요. 그러니까 약간 뭔가 그런 쓴 맛을 안 당해봐서.
[톨]
그런데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왜냐면 일찍 쓴맛을 보고 일찍 망하면, 그 실패나 고통에 대한 불안감이 강해지니까 앞으로 도전하는 부분에서 미리 숙이고 들어가는게 있는데, 그런 두려움이 없으니까 난 조금 더 할거야 조금만 더 이렇게 한계를 계속 넓혀 가는 느낌.
[콤부차]
그런데 제 주변 사람들은 아마 저거 한 번 망해봐야 된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왜냐면 제가 또 고집이 세요. 사실 주변에서 하는 말 잘 듣지 않거든요. 그런데 의견은 궁금해서 또 엄청 물어봐요. 의견을 듣는데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해요. 근데 의견을 들으면 저런건 조심해야 겠군 하면서 리스크 대응용으로.
[톨]
ㅋㅋㅋ그럼 주변사람들이 짜증내지 않아요? 그럴 거면 왜 물어봤어?! 이렇게.
[콤부차]
그래서 이제 심지어 딴지도 잘 안걸어요. 그래서 사실 제가 이직도 2년에 걸쳐서 한 세 번 정도 했거든요. 그 때 주변에서 반대했었어요. 굳이 왜 하냐고.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잘 됐고 연봉도 많이 올랐고. 그러니까 이제는 애인도 주변사람들도 그냥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반대해도 쟤는 지 마음대로 할거고. 이렇게 되어버린 것 같은데, 이제는 오히려 저한테 딴지를 걸어주는 사람이 좀 없어져서 오히려 더 불안하긴 해요.
[톨]
내가 잘하고 있는게 맞나? 이런 생각이 드시는 거네요. 그럼 어쨌든 노후대비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그럼 다음 질문으로, 혹시 본인의 미래 롤모델 같은 게 있으세요? 나 저 사람처럼 살고 싶어 이런.
[콤부차]
없는 것 같아요. 애인도 아니에요.
[톨]
?! 아까 애인을 존경한다고
[콤부차]
존경하지만, 롤모델은 아니에요. 원하는 삶의 기조가 달라요. 달라서 멋있긴 한데, 제가 그걸 원하는 건 아니고. 항상 롤모델을 가지고 싶긴 했거든요, 그런데 항상 좀 걸리는 부분이 있어요. 와 이거 멋있다~ 그런데 저 부분은 왜 저러지? 이런 게 있어서 뭔가 딱 롤모델로 꼽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톨]
뭔가 [콤부차] 님은 자기의 길은 본인이 알아서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체득해서 가는.
[콤부차]
오히려 롤모델이라고 하면 제 머릿속에 있는 것 같아요. 여러가지 사람들한테서, 와 저거 멋있어 저거 가져와야지 저거 귀여워 저거 가져와야지 이렇게 해서 누더기처럼 만든 롤 모델 같은 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딱 어떤 캐릭터나 단어로 설명되기 보다는 사소한 로망들의 집합체.
[톨]
실제로 보이는 어떤 개인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로망들의 집합체가 그 롤모델이 된 거네요. 저는 사실 우리 주변에 우리보다 몇 십년 앞서서 가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다 보니까 퀴어롤모델이 부재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콤부차]님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좀 박탈감을 느끼고, 나는 왜 혼자 개척해야되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으세요?
[콤부차]
그런데 저는 사실 일반들도 똑같다고 생각해요. 롤모델도 어느정도 참고는 될 수 있지만 크게 의미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사람이 성공을 했다면 그 사람이 노력도 했겠지만, 운도 따라줬을 거고 주변환경도 달랐을 거고 그랬을테니까.
[톨]
그래서 그걸 굳이 똑같이 바라보고 싶지는 않으신거죠. [콤부차]님은 뭔가 본인 주관이 뚜렷하고, 하고싶은 것들도 확실하다 보니까 그런 걸 정하는 데서 생기는 불안감이 없으신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제 주관이 뚜렷하지 않은 편이어가지고, 사실 주변에서 보고 듣고 배우고, 아 저렇게 하면 되겠다 하는 사람이 있어야지 마음이 안심이 되는 것 같거든요.
[콤부차]
그런데 또 맞는 얘기기도 한 것 같아요. 이쪽 사회에, 어떤 멋있고 대성하고 그런 사람이 나오면 사람들한테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한국 게이씬의 많은 분들이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지만, 어쨌든 아직 한국에서는 폐쇄적이고 약간 음지에 있고 이러니까, 말씀하신대로 참고할 만한 사람도 없고요. 내가 이런 게이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라는 거에 대한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톨]
맞아요. 잘 알려진 게이 유튜버들 이런 사람들을 내 롤모델이야 이러고 살기에는 사실 안정감이랄게 사실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
[콤부차]
사실 이쪽 SNS 하다보면 정말 멋있게, 프로페셔널한 삶을 사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세요. 그런데 그 분들이 조명받는 기회는 없는 것 같아요. 사실 그런 분들이 게이로서 되게 멋있는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면 많은 사람들이 안심해할 것 같기도 해요.
[톨]
저는 사실 다른 친구랑도 얘기 했었는데, 방송이나 SNS에 공개적으로 이쪽임을 밝히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사실 그 게이임을 오히려 하나의 캐릭터로 부각시키고 자기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도 같거든요. 사실 자기의 삶과 정체성을 조화롭게 잘 유지하면서 사는 게이들은 그런 방송 나오지 않아도, 만족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조용히 있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했어요. 그 분들은 굳이 공개할 동기가 없는거죠.
[톨]
그럼 혹시 [콤부차]님은 내가 헤테로였다면 이라고 상상해보신 적 있으세요?
[콤부차]
일단.. 좀 촌스러울 것 같아요. 지금도 막 세련된 건 아니지만, 그러니까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좀 별로일 것 같아요. 주변 헤테로친구들 보면 맨날 다 뭐 술담배하고, 게임하고 하는것 밖에 없더라고요.
[톨]
지금 말씀하시는 건 [콤부차]님이 헤테로였다면 그렇게 됐을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거에요?
[콤부차]
네네. 왜냐하면 제 주변 남자헤테로들이 좀 멋있게 사는 것 같지가 않더라고요. 물론 멋있게 사는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 술먹고, 게임하고 되게 단조로운 삶을 살더라고요. 저도 거기에 휩쓸리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톨]
그럼 [콤부차]님은 헤테로였으면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고 그랬을텐데 이런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콤부차]
저는 결혼 안 했을 것 같아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거 계속 다 했을 것 같아요. 저는 게이인게 좋아요. 저는 다시 태어나도 게이로 태어나고 싶어요.
[톨]
ㅋㅋㅋㅋㅋ너무 신기하다. 게이인 내가 너무 좋아! 이런 건가요. 이래서 너무 재밌는 것 같아요.
[콤부차]
[톨]님은 다시 태어나면 헤테로로 태어나고 싶으세요?
[톨]
아 저요? 그러니까 그걸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저는 결혼해서 가정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있거든요. 그리고 제 성향 자체가 좀 능동적으로 내 앞길을 개척해가는 편이 아니에요. 주변에서 영향도 많이 받고 수동적인 편인데. 그러다보니까 사실 제 욕망 자체도, 헤테로들이 보통 사는 삶의 패턴으로 맞춰서 세팅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약간 가정을 꾸려서 아기 낳고, 행복한 가정생활하고 이런 꿈이 있었어 가지고.
[콤부차]
그렇다고 해도 그게 (게이로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톨]
그쵸. 그러니까 저희한테 어쨌든 선택지가 있으면 좋겠어요.
[콤부차]
저도 그래서 해외로 나가고 싶었던 거에요. 그니까 저는 뭐 아이를 데려오지는 않을 거지만, 내가 하고 싶으면 그럴 수 있어야 돼. 이런 생각이 있어요. 내가 하고 싶으면 해야되지 누가 나를 못하게 강제하면 안돼. 남들이 할 수 있는 건 나도 할 수 있어야지 라는.
[톨]
ㅋㅋㅋ 맞아요… 그럼 이제 이 톨터뷰를 슬슬 종료해야 할 시간인데, 마지막으로 톨터뷰 하신 소감을 간단하게 한 말씀해주세요.
[콤부차]
제가 사실 아까 처음에 말씀드리기는 했을 텐데, 저는 사실 좀 말하는 대로 사는 편이거든요. 생각대로 움직인다기보담, 생각은 엄청 산재되어 있고, 오히려 말하면서 정리가 되는 편이고 정리가 되면 그렇게 사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한테는 이게 큰 계기가 될 것 같아요. 사실 해외를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그냥 조각 중 하나였거든요. 물론 오늘 한 여러가지 말들이 보면 다 일관성이 있던 것 같긴 한데, 말하면서 조각모음이 되는 것 같고요. 그래서 전환점이 될 것 같아요. 목표도 다시 세팅해보고, 과거도 돌아보고, 나의 경향성을 알고 앞으로도 일관성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톨]
(당황) 아니 잠깐 이거 내가 기대한 것보다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해가지고 약간 무서워요…
[콤부차]
사실 저는 그런 기대를 하고 왔어요.
[톨]
아 진짜요?
[콤부차]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질문들이 제너럴해서, 할 말이 많은 게 좋았어요.
[톨]
감사합니다 ㅋㅋㅋ 다른 친구분한테도 추천해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콤부차]
저 생각을 좀 해봤는데, 추천할만한 다른 친구들이 생각났어요. 오늘 만나는데 얘기 해보겠습니다.
[톨]
저는 그럼 너무 감사하죠. 오늘 고생 많이하셨습니다!
[콤부차]
아유 고생하셨습니다.
인터뷰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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