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끼순이 1편
[프렌치끼순이]
되게 긴장된다.
[톨]
굳이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돼 ㅋㅋㅋ 자기소개랑 닉네임 말해주세요.
[프렌치끼순이]
저는 다른분들거를 읽고 닉네임을 준비를 해왔거든요. 그래서 [프렌치끼순이]로 정했습니다.
[톨]
[프렌치끼순이]? ㅋㅋㅋㅋ미치겠넼ㅋㅋ
[프렌치끼순이]
만34살이구요. [프렌치끼순이]입니다.
[톨]
그럼 공통질문할게. 헤테로1~게이10 너 어디?
[프렌치끼순이]
저는… 한 9.2 정도인 것 같아요
[톨]
? 0.8 남겨놓는 건 뭐야? 이해가 안되넼ㅋㅋ
[프렌치끼순이]
어쨌든 살면서 여성들에게 어떤 그런 끌림 이런 게 전혀 없었던 건 아니어서
[톨]
아무것도 없지는 않았구나
[프렌치끼순이]
근데 그런 것들이 막 성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고, 약간 뭔가 좀 상대를 좀 더 알아가고 싶고, 데이트도 좀 해보고 싶고 그런 느낌을 받았던 적이 인생에 몇 번 있기는 해요.
[톨]
그럼 자기 소개를 더 해주세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같은.
[프렌치끼순이]
지금은 캐나다에 살고 있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톨]
어떤 강의죠?
[프렌치끼순이]
굳이 말하자면 통계 관련 수업들 이런…
[톨]
그렇구나. 이건 나는 이미 아는 사실이지만, 너의 과거 선택들에 있어서 성정체성은 어떤 영향을 끼쳐왔어?
[프렌치끼순이]
지금도 가끔 생각하긴 하는게, 내가 게이가 아니었으면 굳이 외국을 나가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 같아. 한국에서 선생님이 됐을 것 같아.
[톨]
선생님? 그럼 어쨌든 가르치는 일 자체는 하고 싶었던 거긴 하네.
[프렌치끼순이]
그렇죠. 가르치는 일을 고등학교 때부터. 같은 학급에 있는 애들 막 질문 같은 거 하면 가르쳐주는 거 좋아했었고.
[톨]
바보들 가르쳐주는거?(퇴근하고 와서 못됨수치 높아져있음)
[프렌치끼순이]
ㅋㅋㅋㅋ 그런 거가 뭔가 되게 뿌듯했고, 그래서 남한테 도움이 된다는 그런 느낌을 되게 좋아했던 것 같아.
[톨]
그런데 남한테 도움이 되는 것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약간 지식의 전달에 있어서 더 좋았던 거네.
[프렌치끼순이]
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 남한테 그런 걸 설명해주고, 그들이 깨달음을 얻는 그런 걸 볼 때 되게 큰 만족감을 느꼈어요.
[톨]
그런데 왜 존댓말쓰세요? 우리는 지금 사담처럼 하는 건데요.
[프렌치끼순이]
그럼 존댓말 말고 어떻게 해.
[톨]
평소처럼ㅋㅋ 그럼 너가 게이가 아니었다면, 캐나다로 나가서 살고있지도 않았을 것이고, 유학도 어쨌든 외국으로 나갔을 것 같지는 않았다는 거야?
[프렌치끼순이]
응. 굳이? 굳이 안 했을 것 같아.
[톨]
그럼 유학을 간 건, 너가 하고 있는 학문이 확실히 외국에서 공부하기 좋아서인게 아니라, 너의 외국에서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나간 부분이 없지 않은 거네.
[프렌치끼순이]
이건 없지 않은게 아니라, 그게 사실 주요한 거였지.
[톨]
주요한 목적이었구나. 그럼 왜 외국이었어? 한국에서는 달성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서?
[프렌치끼순이]
나는 일단 다른 게이들이랑도 비교를 했을 때, 일상생활에서 나 스스로가 누군지에 대해 진실되게 얘기하지 못한다는 거에서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아.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살면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 이렇게 개선이 되는지 궁금했어.
[톨]
궁금한거였구나. 확신이 아니라.
[프렌치끼순이]
궁금했고, 그래서 다른나라, 특히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나라는 이런 게 더 나을까가 궁금해서 실험 차 나가본거지.
[톨]
실험차 나가봤는데 마음에 들었구나.
[프렌치끼순이]
여태까지는 마음에 든 것 같아.
[톨]
그럼 다음 질문이 너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는데, 너는 지금 캐나다에서 주변사람들한테 거의 다 커밍아웃을 하면서 살고 있는 거잖아.
[프렌치끼순이]
그렇다고 봐야지. 그런데 거기는 일단 커밍아웃이라는 그 자체를 잘 안하고, 내 생각에는 모든 사람들이 그냥 성정체성이 뭐든 될 수 있겠다는 열린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그래서 그걸 굳이 막 특별히 얘기하지 않고.
[톨]
그냥 자연스러운 건가?
[프렌치끼순이]
자연스럽게 얘기하면서, 그냥 나 지난 주말에 뭐 남자친구랑 어디갔다왔다 이런식으로 얘기해.
[톨]
그럼 아웃팅이라는 것도 사실 거의 의미가 없겠네.
[프렌치끼순이]
그러게. 의미가 없다고 봐야지. 그냥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해야 되나. 물론 당연히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이라든가, 좀 종교를, 특히 카[톨]릭을 믿는 사람들은 그런 게 불편할 수도 있는데, 사회 전반적으로는 그런 걸 문제삼는걸 오히려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아.
[톨]
진짜 해방감같은 걸 느꼈겠는데? 그런데 그 해방감도 결국에는 간 지 얼마 안되어서나 느끼는 거고, 지금은 그냥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겠다.
[프렌치끼순이]
그런 게 더 익숙해지고 나니까, 딱히 의식하고 살지 않는 것 같아. 처음에는 막 신기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아. 지난 주말에 내 애인이랑 뭘 했다 이런 걸 자연스럽게 얘기하게 되고.
[톨]
그러면 추가 질문이 있어요.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캐나다인데, 왜 스스로를 [프렌치끼순이]라고 하셨죠?
[프렌치끼순이]
ㅋㅋㅋ 나는 대학교 때 불어수업을 들었는데, 그 때부터 그냥 불어를 좋아했던 것 같고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했고… 지금 사는 곳에서도 불어를 쓰니까.
[톨]
퀘벡인거지?
[프렌치끼순이]
그렇습니다.
[톨]
ㅋㅋ 아직도 기억나. 너 처음에 그 프랑스어수업 학교에서 듣고 와가지고 신나가지고, 맨날 무슨 말마다 프랑스어 섞어쓰고 그랬어.
[프렌치끼순이]
내가 그랬나…ㅋㅋㅋ
[톨]
그럼 이제 주제를 선택해 봐봐. (주제나열)
[프렌치끼순이]
나는 미래 노후 관련된 걸로 할게.
[톨]
너는 그럼 지금 생각하는 미래에 대한 계획은 어떻게 돼?
[프렌치끼순이]
물론 미래라는 게 내가 생각하는 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결혼을 하든 안하든간에 어떤 사람과 정착해서 하나의 가정을 이루어서 살고 싶은 꿈이 아직도 있어. 그래서 그걸 달성하기 위해서 약간 열심히 나아가는 그런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톨]
너는 지금 캐나다 영주권을 딴거야? 아니면 직업비자같은거인건가?
[프렌치끼순이]
지금 직업비자같은걸로 일하고 있고, 영주권은 이제 몇 년 뒤에 신청해서 할 수 있는 거지.
[톨]
너가 어쨌든 거기서 살고 있으니까, 너가 생각하는 가정이나 결혼 이런 미래들이 조금 더 가시권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 같아.
[프렌치끼순이]
그렇다고 봐야지.
[톨]
그럼 너가 바라는 그런 미래계획은, 평범한 가정을 이뤄서 평범하게 늙고 이런 거네.
[프렌치끼순이]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늙을 수 있으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은 들어.
[톨]
아기는 생각없어?
[프렌치끼순이]
그건 잘 모르겠어. 그게 나뿐만이 아니라 내 상대방도 같이 생각이 맞아야 하는 거니까.
[톨]
너의 의사는?
[프렌치끼순이]
그게 내가 20대때는 진짜 애들을 싫어했거든. 근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애들이 요즘 귀여워. 그래서 그게 뭐 아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이렇게만 아직은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톨]
너가 지금 캐나다에 살고 있으니까 더 궁금한 것들이 생기는데, 한국에서는 뭔가 이쪽 롤모델이나 삶의 표본같은.. 그런 사람들을 찾기가 힘들거든. 당장 그런 은퇴시점의 나이많은 사람들이 잘 안보이니까. 롤모델이 아니더라도 당장 50대 60대 되어서 어떻게 생활을 영위하는지 알고라도 싶은데 아예 모르는거야. 그런데 캐나다는 그렇게 밝히고 살면 알 수 있을 것 같아. 너 주변에도 그런 은퇴시점의 분들이 계셔?
[프렌치끼순이]
당장 내가 일하는 곳에. 내 보스. 학과장인 분이 게이야.
[톨]
몇 살인데?
[프렌치끼순이]
50대인 걸로 알고 있어. 그 사람은 이제 인도에서 온 이민자인데, 어쨌든 어렸을 때 와서 캐나다에서 쭉 살았고, 그러면서 이제 30대 중반에 현재 남편인 분을 만나가지고 그래서 그냥 잘 살고 계시는 것 같아.
[톨]
둘이 결혼해서?
[프렌치끼순이]
법적으로 결혼을 한 것 같지는 않고, 그냥 15년 정도 같이 지냈다고 들었어.
[톨]
그 사람들을 옆에서 보면 어때? 삶의 패턴같은 것들이.
[프렌치끼순이]
그 동거인을 직접 뵌 적은 없는데, 그냥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보면 이렇게 명절같은 때 멀리사는 가족들 초대해서 같이 식사하고 놀고 이렇게.
[톨]
너가 바라는 삶 아니야? 그런 평범하다고 볼 수 있는..
[프렌치끼순이]
그런 것 같아. 그 사람 말고도 딱히 엄청 잘 아는 사람은 없는데, 그냥 다들 잘 살겠거니…
[톨]
어쨌든 막 직접적으로 친하지는 않아도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기는 한다는 거지. 그런거 자체가 좀 부러운 포인트다. 그럼 너가 은퇴시점, 60대 70대가 되었을 때는 어떻게 살고있을지 생각해봤어?
[프렌치끼순이]
정말 먼 미래다 ㅋㅋㅋ
[톨]
이 질문 자체가 사실 너무 먼 미래라서 조금 무의미한가 라고도 느껴지기도 하긴함. 그리고 우리가 60대 70대 되었을때의 세상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이제 예상조차도 안되니까. 그래도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예상하고 상상하는지라도 들어보고 싶음ㅋㅋ
[프렌치끼순이]
내가 생각하는 미래는 사실 이쪽 사회랑 큰 관련이 없을 수도 있어. 나는 현재 AI가 발전하는 방향에 대해 좀 우려스러운 입장이고.. 그래서 당장 30년이 아니라 10년 후의 세상도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 좀 비관적이긴 해. 가량 사람들이 점점 하나 둘 일자리를 잃고 AI에 대체되면, 미래사회에서는 뭐 기본소득을 제공해줘야 하는 건지, 혹은 사람들이 계속 살 수 있도록 어떻게 지지해 줄 수 있을지 이런 부분에 대한 회의감이 있어. 그리고 또 먼 미래에 내가 정말 아프고 내 몸을 혼자서 가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나는 정말 안락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 실제로 내가 사는 곳이 안락사가 합법이기도 하고.
[톨]
퀘벡이 안락사가 합법이야?
[프렌치끼순이]
응. 물론 안락사를 하려면 조건이 까다롭지. 정말 뭐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렸다든지.
[톨]
그리고 그 고통이 정말 엄청 심해야 되는게 증명이 되어야 되고 그런거지. 그냥 내가 어느날 나 편안하게 죽고 싶어! 한다고 해서 안락사가 가능하진 않은 거잖아.
[프렌치끼순이]
아직은 안 되지. 그런데 미래에는 그 조건도 완화될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들어.
[톨]
그런데 요즘 주변에 다들 그런 생각 하는 것 같아. 그런 안락사에 대해 물어보면 다들 기본적으로, 이 표현하는 단어가 웃기긴한데, 호의적이라고 해야되나. 긍정적이라고 해야된다. 어쨌든 그런 부분에서 우려보다는 찬성이 더 많은 것 같더라.
[프렌치끼순이]
나도 특히 조부모님들이 요양원에서 본인 몸을 못 가누는 상태에서 몇 년 씩 보내시다가 돌아가시는 걸 본 입장에서, 나는 내 삶의 마지막을 저렇게 보내고 싶지 않다 이런 생각을 좀 많이 했어.
[톨]
요즘 내가 보기에는, 그런 개인들의 욕망, 마지막 삶을 그렇게 보내고 싶지 않다는 욕망과 동시에 사회비용절감차원에서의 사회의 욕망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음. 그래서 진짜 빨리 합법화되지 않을까 싶어. 사실 너무 냉정하게 말하는 거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을 유지하는 비용이 사회전체적으로 숫자로만 봤을 때는 비효율적이고, 안락사를 합법화하는게 사회전체적으로는 효용이 커지니까.. 그런 부분에서 힘을 더 쉽게 받을 것 같은 느낌이야.
[톨]
그럼 너는 지금 노후대비로 따로 준비하고 있는게 있어? 물론 우리 때는 굉장히 많은 것들이 바뀌겠지만,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잖아. 그런 현실적인 부분에서의 접근은 어떻게하나도 궁금한거지. 그런 불안감은 없어?
[프렌치끼순이]
나는 그런 불안감은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어차피 월급에서 자동으로 나가는 연금이 있고, 직장에서 나를 위해 내주는 연금이 있고.. 내가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절약하고 그냥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 아직은 막 크게 걱정하는 마음은 없고.
[톨]
근데 나는 그 나한테 일어난 사건 이후로 조금은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아. 내가 일하거나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능력을 완전히, 혹은 일부 잃었을 때를 자꾸 상상해 보는 거야. 그럼 어떤 환경과 장치가 나를 지탱하고 나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줄까 이런 생각을 가끔 해보게 되는 것 같아. 그럼 너가 이런 미래, 노후 관련해서 좀 더 얘기해주고 싶은 거나 그런 게 있을까?
[프렌치끼순이]
이게 꼭 미래, 노후 관련해서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데, 그냥 삶을 대하는 전반적인 자세에 있어서 말하고 싶은 건 있어. 나는 원래 미래에 대해 걱정이 엄청 많았어. 그게 뭐 먼 미래뿐만 아니라, 그냥 가까운 미래에 대해서도. 너가 요즘 그 인사이드아웃 영화를 봤는지 모르겠는데, 거기 보면 불안이라는 캐릭터가 이제 주인공에게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안좋은 미래에 대해서 막 시나리오를 다 돌리거든. 그러면서 불안을 증폭시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내가 과거에 정말 그랬거든. 어떤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지,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하지 저렇게 되면.. 혼자 막 온갖 사고를 다 돌리면서 불안에 휩싸여가지고 시간을 낭비하고. 그런데 나중에 보고나면 그 불안하게 걱정했던 것들이 되게 부질없다는 경험을 많이 했어. 내가 걱정했던 것들의 정말 99%는 일어나지도 않았고, 정말 과장된 것들이 많았고… 그래서 그런 점에 대해서, 앞으로의 삶을 대할 때 너무 걱정을 하지 않으려고. 현재를 살려고 좀 더 노력을 많이 하고. 가령 내가 다른 사람들이랑 나누는 순간들이라든가, 여행을 가서 거기서 맛있는 걸 먹고 좋은 경치를 보는 순간이라든가.
[톨]
순간 자체에 집중을 하는 거네.
[프렌치끼순이]
응. 그렇게 집중하려고 요즘 노력을 하고 있어.
[톨]
그럼 다음 주제는 내가 선정해 볼게.
[프렌치끼순이]
거부권이 있어?
[톨]
있겠어?
[프렌치끼순이]
ㅎ…
[톨]
재미난 연애와 사랑 주제를 해보쟈구^^
지금 만나는 사람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만났는지, 어떤 사람인지 등등 브리핑 해보세요.
[프렌치끼순이]
너무 개인적인 얘기를 하지 않는 선에서?
[톨]
아냐 너무 개인적이어도 돼.
[프렌치끼순이]
사실 지금 만난지 얼마 안 됐지. 올해 초에 만났으니까.
[톨]
그 너가 같이 찍은 사진 보내준게 올해 초였나? 그 약간 기념일같은 거로 기억하는데.
[프렌치끼순이]
100일이었나? 내 생일 근처였나? 잘 기억이 안나. 그래서 지금 만난 지는 얼마 안 됐고 이제 우리나라에서 쓰는지는 모르겠는데, 힌지라는 앱이 있어.
[톨]
처음 들어봐.
[프렌치끼순이]
그게 이제 약간 틴더랑 플랫폼은 비슷하게 생겼는데, 주요차이점이라면 모든 사람들이 세 개 질문을 선정해가지고 거기에 대한 답변을 써야 돼. 그러니까 그게 좀 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한테 어필을 할 수가 있고, 그래서 약간은 좀 더 진지한 만남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것 같아. 그래서 나도 다른 친구한테 추천을 받아서 쓰다가 지금 애인을 만나게 됐지.
[톨]
올해 몇 살이야 애인은?
[프렌치끼순이]
88년생.
[톨]
한 살 많네. 무슨 일 하시는데?(시누이모드)
[프렌치끼순이]
그냥 회사에서 뭐 인사관련업무 이런 거를 담당하고 있는 것 같아.
[톨]
캐나다에서 회사 다니고 계신거고. 근데 그 사람도 퀘벡에 사는 거니까 프랑스어를 하겠네.
[프렌치끼순이]
둘이서 프랑스어로 대화해. 그런데 내가 좀 이해 못할 때가 자주 있긴해.
[톨]
그 사람은 퀘벡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이야? 그럼 프랑스어가 거의 모국어네?
[프렌치끼순이]
응 모국어야. 물론 영어도 유창하긴 하지만 그래도 걔는 프랑스어 쓰는 걸 선호하고.
[톨]
퀘벡에서는 오히려 더 그런 분위기인거야?
[프렌치끼순이]
거기는 프랑스를 약간 지켜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좀 있어. 왜냐하면 현재 대부분의 젊은 애들이 소비하는 미디어가 영어위주가 많고 하다 보니까. 이 퀘벡주의 정체성이라는 건 다른 캐나다 주들과 비교했을 때 유니크한게 프랑스어를 쓰고, 약간 옛날 프랑스 문화를 이어져 오는 걸 지키려는.. 그런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그런 프랑스어 사용을 지키려는 노력을 많이 해. 그런 입장에서 어떻게 보면 내 애인도 그런 걸 좀 지지하는 입장인 것 같아.
[톨]
그럼 캐나다 사람이긴 하지만, 그 안에 프랑스인으로서의 정체성도 있는거야?
[프렌치끼순이]
프랑스인은 아니고, 그냥 이 사람들은 자기 언어와 문화에 대한 그런게 있는 것 같아. 어디 출신이냐 그러면 퀘벡출신이라고 해. 캐나다인이라고 잘 안해.
[톨]
그것도 되게 신기하네. 그러니까 프랑스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닌데. 캐나다 안에 퀘벡인데, 그 안에서 자기들이 프랑스어를 쓰고 예전 프랑스문화를 지키는? 뭔가 내가 즉각적으로 이해하기는 힘든 신기한 정체성이긴 하다.
[프렌치끼순이]
그래서 실제로 과거에도 두 번이나 퀘벡주를 독립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대. 투표도 있었는데 이제 아슬아슬하게 안 된… 지금 지지를 제일 많이 받는 당도 또 퀘벡 독립을 주장하는 당이라 그 당이 여당이 되면 미래에 또 한 번 국민투표를 하지 않을까?
[톨]
그럼 퀘벡이 독립하면 너는 어떻게 되는 거야?
[프렌치끼순이]
그럼 퀘벡사람이 되고 캐나다랑 빠이빠이하지 않을까?
프렌치끼순이 2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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